리스본 둘째날 - 상 조르주 성 그리고 루피타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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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박물관은 문 닫을 시간. 볼트를 타고 상 조르주 성 초입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리스본의 언덕길을 처음으로 걸어본다. 몇 분 걸어서 올라가니 매표소가 나왔다. 생각보다 줄이 있었지만 리스보아 카드는 줄을 따로 선다. 그래서 비교적 빨리 입장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스캔하고 지하철처럼 한 명씩 들어가면 된다.


상 조르주 성(Castelo de São Jo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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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 다가가니 리스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스캔을 하고 입장하니 저 멀리 테주강과 리스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은 전망대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야 했다. 여기에 오기 전에 후기를 보다 보니 공작들이 많이 돌아다닌다고 하더니 정말로 공작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가끔 꼬리깃을 펼치는 녀석들도 있고, 구애인지 위협인지 소리 내어 우는 녀석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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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주변에 공작들이 꽤 많이 보인다.


중세시대 전쟁에서 보던 성처럼 다리를 통해서 입구에 들어가니 성벽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처음엔 그냥 올라가 보자 했는데 막상 올라가려고 하니 계단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옆에 난간? 도 없어서 조금은 다리가 후들후들 겁이 났다. 그래도 아이들이랑 어찌어찌 올라가니 광장과는 또 다른 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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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리를 건너서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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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를 지나 성 안으로 들어가보자


성벽 위 길로 한 바퀴 빙 돌 수 있게 되어 있는 느낌인데 먼저 왼쪽으로 가니 포토 스팟? 스러운 장소가 나왔다. 성벽들 가운데에 나 있는 창. 그 창으로 보이는 리스본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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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조르주 성에서 유명한 포토 스팟인듯 하다.


인증샷을 열심히 찍고 좀 더 둘러보다가 아이들 배꼽시계가 슬슬 작동해서 아까 약속한 피자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성벽에서 내려오는 계단은 폭도 꽤 넓고 높이도 적당해서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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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게 그나마 손잡이도 있고 덜 무서웠다. ㅋㅋ



저녁 식사를 향하여

저녁을 먹으러 갈 교통편을 알아보다가 이번에는 볼트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성에서 내려오면서 기념품 가게에서 구경도 하고 자석이랑 엽서 등도 샀다. 나중에 또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많이 사지는 않았는데, 번화가 쪽보다는 상 조르주 성 골목에 기념품 가게들이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것 같았다.

성에서 내려와서 737번 버스를 탔다. 이번에도 리스보아 카드로 탑승했다. 여기가 종점인지 앉아서 갈 수 있었다. 내리는 곳은 호시우 광장이었는데, 거기도 종점이어서 어차피 사람들이 거기에서 다 내렸다.

호시우 광장에서 내리자마자 호시우 지하철역에서 초록색 라인 Cais do Sodre 역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여기가 기차역도 겸하는지 Cais do Sodre 역에서 내리는 사람도 많고 역도 굉장히 컸다.


여행 필수 앱 두 가지 추천

참고로 이번 여행에서 애용한 앱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Bolt였고 다른 하나는 리스본 대중교통을 탈 때 유용한 Moovit이라는 앱이었다. 첫날에는 구글 맵만 이용했었는데, Moovit은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몇 정거장이 남았는지도 알려주고 지하철 탑승 장소나 출구도 자세하게 알려주어서 상당히 편리했다.

Bolt 링크 

(HELLOLISBON 코드로 첫번째 사용시 70% 할인 받았는데 지금도 될지는 모르겠다.)

Moovit 링크


핫한 피자집, 그리고 대기 지옥

그렇게 카이스 두 소드레 역에 내려서 우리가 갈 피자집은 포르투갈 MZ들에게도 핫한 플레이스라는 Lupita Pizzaria. 우버로 시킬까 하다가 직접 픽업하는 게 더 저렴하겠지 싶어서 갔는데, 이게 나의 큰 실수였다.

갔더니 줄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웨이팅을 걸고 기다리는 줄이고, 하나는 픽업 오더를 하는 줄이었다. 픽업 오더는 오른쪽 줄이었는데 생각보다 좀 혼잡했다. 차례가 오고 피자를 픽업하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하니 45분이 걸린단다. 들어가서 먹는 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니 한 시간 이상 걸린다는 대답이 나왔다. 하... 여기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는 건 아니다 싶어서 피자를 오더하고 좀 앉아 있을 장소를 찾아보는데, 읭? 걸어서 2~3분 거리에 다른 유명한 장소인 BlackOut Market이 있는 게 아닌가.

구경도 할 겸 쉴 겸 걸어갔는데, 와... 북적북적 자리가 없어서 빙글빙글 한참을 돌다가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여기서 저녁을 먹을 것을.) 현지인, 관광객 할 거 없이 평일 저녁인데도 정말로 사람이 많았다. 이미 피자는 시켜 놓았으니 그 전에 애피타이저나 할 요량으로 고로케를 몇 개 시켜 보았다. 분명 내용물은 다른데 다 곤죽처럼 갈아서 넣어놔서 겉모습만 봐서는 뭔지도 모르겠더라. 그냥 그렇게 맛보다는 신기함으로 고로케들을 먹고, 45분이 거의 다 되어서 다시 피자집으로 갔다.

가서 피자가 준비되었냐고 했더니 기다리라는 것이다. 하... 여기서부터 화가 좀 났다. 딱히 어떻다 설명도 안 해주고 그냥 좀 더 기다리란다. 이미 45분을 넘어서 한 시간을 향해 가고 있는데, 애들은 지치고 나도 좀 답답했다. 다시 좀 더 기다려서 물어보니 직원의 실수인 건지 아니면 내 주문을 까먹었는지 하나는 준비가 되었는데, 하나는 지금 화덕에 넣었단다.

한국 같으면 난리를 쳤겠지만, 말도 잘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른 여기서는 그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좀 더 기다렸다. 피자가 나오고 볼트를 불러서 숙소로 갔다.


애증의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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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빡쳐서 그런지 찍은 사진이 이거뿐이다.


살짝 식기는 했지만 그 인기에 걸맞게 맛은 또 있더라... 근데 여기 아니고서는 못 먹을 맛, 이런 건 아니라서 그냥 좋은 경험 했다 치고 다음 번에는 너무 웨이팅이 긴 곳은 과감히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일은 이제 신트라로 넘어가는 날. 아직 다 보지 못한 곳이 많고,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도 많아서 리스본에 있는 동안 최대한 할 일, 갈 곳을 다 보고자 다짐을 하고 잠에 들었다.


챗GPT로 짜는 여행 계획

몰랐는데 챗GPT로 여행 일정을 물어보니 동선을 짜주더라. 생각보다는 괜찮아서 어느 정도 반영해서 내일은 정말로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일은 최대한 못본것 다 둘러보고 점심 이후에 신트라로 넘어가는 날. 시간에 맞춰 일어나서 내을은 조식을 먹어보자!